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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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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05회 작성일 10-01-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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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장기요양보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박경숙 교수  경기대 사회복지대학원장   과거 반세기동안 노인복지의 패러다임은 “정상화”(normalization)에 맞추어져 있었다. 이 “정상화”는 “재활”(rehabilitation)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것이다. “정상화”의 패러다임이 확산되기 이전에 노인에 대한 재활은 노인을 건강한 상태로 복귀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노인에 대한 보호서비스는 의료적 치료노력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의료적 치료노력만으로는 전반적인 노인의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삶의 질 악화의 원인이 급성질환보다는 만성적 질환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만성적 질환을 가지고 점차 쇠약해지는 건강을 가진 상태에서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적합한 방법으로 “정상화”라는 이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정상화”의 패러다임은 노인들의 건강이 “재활”을 통해 회복하기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현재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을 그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허약한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각종 복지서비스들을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시설보호나 재가보호서비스를 받는 허약노인들이 늘어나고, 출산율감소와 더불어 세계적인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정부는 노인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재정적인 압박을 받기 시작하였다. 세계 최고의 평균수명을 자랑하는 일본이 건강보험의 재정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노인의 만성질환에 대응하는 개호보험을 건강보험과 따로 분리하여 실시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일본이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을 위한 보호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개호보험 역시 재정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개호보험의 경우 총지출이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재정수지율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거의 99%를 육박하였다. 일본은 이와 같은 재정불안의 원인으로 전체적인 요개호인정자수의 증가를 지적하고 있다. 2000년 65세 이상 전체 노인인구의 11.2%에서 2006년에서 16%로 요개호인정자 수가 증가하였다. 특히 이 중에서 경증의 요개호인정자수의 급격한 증가가 재정불안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2000년에서 2006년까지 요개호인정자수가 연 평균 9.4%로 증가하였으나, 이 중에서 요지원상태와 요개호1등급의 증가속도가 각각 매년 평균 17.4%, 15.2%로 다른 등급보다 더 빨랐기 때문이다.   일본은 요지원상태와 요개호1등급의 증가속도가 이처럼 급속히 늘어나는 원인이 개호예방대책의 미흡함에 있다고 보고 2006년 개호보험의 법개정을 단행하였다. 일본개호보험에서 경증대상노인의 증가원인은 폐용증후군에 기인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 폐용증후군은 골/관절질환을 원인으로 하여 점차적으로 생활기능이 저하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개호예방 및 재활서비스 구축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요즘 “파워 리허빌리테이션”(power rehailitation)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뜨고 있다. 이것은 노인의 활동력을 높이는 개호예방 및 자립지원을 목표로 하는 패러다임이다. “재활”(리허빌리테이션)이 질병, 사고 등으로 인한 급격한 기능저하시 기능회복을 위해 요구되었던 것이라면 “파워 리허빌리테이션”은 노인처럼 점차 쇠약해지는 만성기에 요구되는 기능회복에 적합한 패러다임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는 노화에 의한 동작성의 저하가 근력 저하에 있는 것이 아니고 평상시에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 증가하는 것에 있다고 보고 비활동근을 가벼운 부하를 가진 운동기구로 트레이닝하여 기본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근력을 키워주고자 한다.     필자가 이번 여름에 다녀온 일본 동경 세타가야구의 구립노인복지시설에서는 이러한 “파워 리허빌리테이션”패러다임에 입각한 “파워재활훈련”을 시행하고 있었는데, 시설이용자 100명 모두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와상환자로 들어와서는 휠체어환자로, 휠체어환자에서 혼자 걷는 노인으로 자립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의 개호예방․파워리허빌리테이션 사업실적 또한 놀랍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제1기 사업에서 요지원과 요개호에 해당하던 179명 중에 자립으로 개호보험 비해당이 된 비율이 59.8%에 달하였고, 나머지 개호보험에 남아있는 노인들이 경증등급으로 낮추어진 개선율이 81.6%에 달하였다. 이를 개호급부 한도액상의 비용절약액수로 계산하면 이용자 1명당 연 108.9만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실시하는 또 다른 국가 독일의 경험도 이와 비슷하다. 독일 사회적 장기요양보험의 지출이 수입에서 차지하는 재정수지율은 1996년 90%에서 2005년 93%로 증가하였고, 도입 후 12년 동안 7번의 적자를 경험하였다. 이러한 현상의 중요한 원인중에 하나로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수혜자의 증가를 들 수 있다. 1996년에서 2006년까지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수혜자가 27% 증가하였다. 독일에서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경증의 급여수혜자의 증가세가 더 급격하다. 1996년에서 2006년까지 재가급여의 경우 경증노인인 1등급의 수혜자는 51%증가하였음에 반해 중증노인인 2등급과 3등급은 각각 18%, 16%가 감소하였다. 시설급여의 경우도 2등급과 3등급의 수혜자는 각각 62%, 17% 증가한데 비해 1등급의 수혜자는 137% 증가하였다.   독일도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책의 부족으로 보고 2008년 3월에 국회에서 “장기요양보장의 구조적인 지속적 발전을 위한 법”(Gesetz zur strukturellen Weiterentwicklung der Pflegeversicherung; Pflege-Weiterentwicklungsgesetz)을 비준하였다. 이 법의 개혁의 핵심에는 주거지를 중심으로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는 맞춤형 재가복지의 강화라는 목표가 있으며, 예방과 재활에 대한 강조가 자리잡고 있다. 이를 위해 장기요양관련 거점의 설치, 포괄적인 요양관련에 대한 상담의 권리를 증대시키기 위한 사례관리 도입, 제한된 일상생활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급여의 확대와 요양 등급 이외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치 마련, 요양영역에서 예방과 재활의 강화, 개인 스스로의 예방적 조치에 대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도 이제 시작이지만, 지금이라도 요양보호의 패러다임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과 독일의 경험으로부터 현재의 "정상화"(normalization)의 패러다임에서 노인 스스로의 예방적 조치에 대한 강화나 자립할 수 있는 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을 위한 새로운 재활”의 패러다임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노인들에게 만성질환의 예방 및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시설이나 재가서비스 이용자 등 이미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들어와 있는 노인들에게도 새로운 재활의 패러다임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영양, 노인의 신체적 자립을 위한 근육재활운동, 심리․사회적 자립이 함께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요양보호사의 교육내용도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 단지 가사지원이나 생활지원이 아닌 신체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또한 2008년 12월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신청자 중 약 20%가 되는 137,506명의 등급외자들이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들어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 조치들이 지역사회내에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내에 노인들의 자립지원을 위해 다양하게 제공되는 노인복지서비스와 보건서비스들의 통합, 조정, 연계를 통한 재구조화가 단행되어야 한다. 이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례관리자도 양성되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 노인들의 평균수명이 세계 제일이 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노인을 위하여 새로운 재활 패러다임으로 무장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다면 그 때 노인들은 오래살면서도 과거 어느때보다도 더 독립적이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생활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선우 덕외 7인 (2008). 「노인장기요양보장체계의 개선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타케우치 타카히토 (2009).「경이의 파워리허빌리테이션」. 연우기획.